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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랑이 사육사의 하루는?
  • 이지현 기자
  • 2018-06-28 14: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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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 전담 오현택 서울대공원 사육사

최근 서울대공원(경기 과천시)에 시베리아 호랑이 새끼 4마리가 태어났다.

백두산 호랑이라고도 불리는 시베리아 호랑이가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

서울대공원에는 시베리아 호랑이, 스라소니, 표범 같은 맹수(육식을 하는 사나운 동물)를

전담하는 사육사가 있다. 무시무시한 맹수를 사육하는 사육사의 하루는 어떨까.

현재 시베리아 호랑이를 돌보고 있는 오현택 사육사를 동아어린이기자

이소영 양(서울 서초구 서울방일초 5)이 서울대공원 서울동물원에서 27일 만났다.​


오현택 사육사(오른쪽)를 만난 동아어린이기자 이소영 양​


감격스러운 탄생의 순간

지난달 태어난 새끼 호랑이들은 건강히 어미 곁에서 자라고 있다. 이 양이 “얼마 전 새끼를 낳은 어미 호랑이를 돌볼 때 조심하시는 점이 있으신가요”라고 묻자, 오 사육사는 “새끼를 낳은 모든 동물은 예민하기 때문에 자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먹이를 주고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접근만 한다는 것. 육식 동물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새끼를 물어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사육사는 “스라소니, 표범 등 다른 맹수들을 돌볼 때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호랑이가 새끼를 낳은 순간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모두 지켜보았다고. 호랑이의 행동이 이상해졌다는 느낌이 온 오 사육사는 그날 어미 호랑이의 행동을 주시했고 출산의 순간을 목격할 수 있었다.

“생명 탄생의 순간은 정말 놀라웠어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답니다.”(오 사육사)


새침한 고양이 같은 매력



먹이를 먹는 호랑이

“고양이처럼 쉽게 마음을 주지 않는 새침함이 매력이랍니다.”(오 사육사)

이 양이 “맹수의 매력은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오 사육사는 이렇게 답했다. 고양잇과인 호랑이, 표범과 같은 맹수들은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고 나무를 긁는 등 고양이와 비슷한 습성을 가지고 있다. 오 사육사는 “주인에게만 마음을 주고 다른 사람들은 경계하는 모습이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와 비슷하다”고 했다. 낯선 이들은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도 오 사육사가 다가가면 철창에 몸을 비비는 등의 행동으로 친근감을 보인다고.

이 양이 “맹수 사육사가 가져야 할 자질은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오 사육사는 “동물과의 기 싸움에서 지지 않아야 한다”며 웃었다. 동물도 자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을 안다는 것. 오 사육사는 “맹수가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을 일부러 놀라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내가 이긴다’는 당당한 태도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육사는 모든 맹수를 울타리 사이에 두고 돌보기 때문에 직접적인 위협을 당할 일은 드물다.



표범


매일 즐거운 하루!

오 사육사는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매우 좋아했다. 2005년 중부대 동물자원학과 재학 시절 동물원으로 사육 실습을 갔던 오 사육사는 일이 너무 재미있어 사육사를 꼭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졸업 이후 해외 동물원 등에서 호랑이, 치타 등 맹수를 돌보다 2015년 서울대공원에서 일하게 됐다.

“저는 아침에 눈을 떠서 동물원에 출근하는 게 너무 즐거워요. 야행성인 호랑이들과 놀려고 일부러 이른 새벽에 동물원에 오기도 한답니다.”(오 사육사)

오 사육사는 어린이들이 건강히 자라며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양이 “사육사를 꿈꾸는 어린이들은 어떤 준비를 하면 되나요”라고 묻자, “개, 고양이 등과 함께 지내면서 동물과 친해지고 대학의 관련 학과에 진학해 공부하면 좋다”고 말했다.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닌 여러분만의 꿈을 찾아서 행복하면 좋겠습니다.”(오 사육사)​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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