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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언스] 인간과 유인원, 대화할 수 있을까?
  • 이지현 기자
  • 2018-06-26 14: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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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언어를 배운 유인원들…손으로 사랑 표현해요

최근 수화하는 고릴라 코코가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유인원 보호 비영리 단체 고릴라 재단은 21일(현지시간) 코코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코코는 수화를 배워 단어를 구사하고 인간과 깊은 유대감을 보이는 모습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코코를 비롯해 언어를 배워 인간과 소통한 유인원들이 있다. 그들을 만나보자.​

코코는 인간을 사랑해!



고양이 올볼을 안고 있는 코코(위)와 ‘먹다’라는 단어를 배우는 어린 코코. 고릴라 재단

197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동물원에서 태어난 코코. 코코는 어린 시절부터 사람과 깊은 유대감을 보였다. 태어난 다음 해부터 동물학자인 페니 패터슨 박사에 눈에 띄어 수화를 배우기 시작한 코코는 1974년 미국 스탠퍼드대로 옮겨져 본격적으로 수화를 익히기 시작했다. 연구자들은 “코코가 2000개의 영어 단어를 인지하고 1000개의 수화 동작을 통해 소통했다”고 말한다. ‘고릴라’라는 단어를 표현할 때는 두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리고 ‘사랑’이라는 단어를 표현할 때는 양팔을 가슴 앞에 포개는 식.

코코는 배운 수화를 통해 동영상에 출연해 “인간을 사랑한다” “지구를 보호해주세요” 등의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코코는 세계적인 자연·문화 전문 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모델로 두 번이나 표지에 등장하기도 했다. 한 번은 1978년 코코가 사진기를 이용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고 또 다른 한 번은 1985년 고양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다. 코코는 고양이를 무척 좋아했다. 패터슨 박사는 봉제 인형을 이용해 새끼를 돌보는 일에 대해 연습을 시킨 뒤, 1983년 실제 새끼 고양이를 선물했다. 코코는 이 고양이에게 올볼(ALL BALL)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정성껏 돌보았다. 이 고양이는 안타깝게도 코코를 만난 지 6개월 만에 차에 치여 죽게 된다. 이를 알게 된 코코는 ‘울다’ ‘찡그리다’ ‘슬픔’ ‘문제’라는 단어를 수화로 표현하며 고양이의 죽음에 대해 슬퍼했다.

코코는 수화를 배우는 초기 자신을 ‘좋은 동물 고릴라’라고 말하다가 나중에는 ‘좋은 사람 고릴라’로 말하며 인간 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요리와 게임도 척척!



수화를 익히는 워쇼(위)와 그림 문자를 이용해 소통하는 칸지. 유튜브 캡처

최초로 인간의 언어를 배운 것으로 알려진 유인원은 침팬지 워쇼다. 1965년 서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워쇼는 두 살 때부터 연구원들에게 교육을 받았다. 연구원들은 매일 24시간을 함께하며 수화를 가르쳤지만 반복적으로 어떠한 보상을 주며 가르치지는 않았다. 대신에 어떠한 단어가 필요할 때 상황에 맞게 하나씩 가르친 것. 이를 통해 워쇼는 350개의 미국 수화를 익혔다.

1980년 태어난 보노보 칸지는 수화 대신 그림 문자를 이용해 수백 개의 단어를 익혀 사람과 소통했다. 칸지는 원래 그림 문자로 단어를 익히는 프로젝트의 대상이 아니었다. 원래 대상은 칸지의 엄마 마타타였다. 마타타가 단어를 익히는 훈련을 하러 올 때마다 같이 왔던 칸지는 어느 날부터 단어 훈련에 관심을 가지고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마타타가 단어를 익히는 데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반면 칸지는 단어 습득에 두각을 나타냈던 것. 칸지는 불을 피우고 프라이팬을 이용해 달걀을 요리하고 컴퓨터를 이용해 팩맨(입을 벌린 얼굴 모양의 캐릭터가 적을 잡아먹는 게임)을 하는 등의 능력도 보여 관심을 끌었다.​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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