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신곡 ‘페이크 러브’를 공연 중인 방탄소년단.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영국 BBC 방송이 만든 다큐멘터리 ‘비틀스, 크렘린을 흔들다’(2009년)를 보면 공산주의를 전복(뒤집음)한 건 비틀스 음악이었다. 청년들은 외국에 나갔던 소련(지금의 러시아) 군인들이 몰래 들여온 비틀스 음악을 들으며 머리를 길렀고, 크렘린(러시아의 궁전, 소련정부와 당을 가리키는 말)을 조롱했다. 그 비틀스가 일으켰던 ‘BTS 혁명’을 한국의 방탄소년단(BTS)이 새롭게 펼치고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이 발표한 정규 3집(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이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 한국어 노래로 팝음악의 본고장을 ㉠뒤흔든 어마어마한 성공이다. 미국 잡지 롤링스톤은 “공식적으로 미국 시장을 정복한 것”이라고 했다. 빌보드 차트는 세계 대중음악의 흐름을 반영하는 거울로 BTS를 ‘슈퍼스타’ 아닌 ‘메가스타’라고 했다. 비틀스는 싱글차트 1위에 가장 많이 올랐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비틀스 혁명에 버금갈 BTS 혁명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터. ‘알바 가면 열정 페이’(뱁새) ‘3포 세대? 5포 세대? 그럼 난 육포가 좋으니까 6포 세대’(쩔어)처럼 BTS는 사회적 메시지의 가사를 통해 정의롭지 못한 사회와 위계질서를 비웃고 ‘전 세계 약자들’과 연대해 사회를 바꾸는 혁명을 촉구한다.
작은 기획사에 소속된 BTS가 ‘헬조선’의 암울한 현실에 좌절하기보다 직설적 화법으로, 빼어난 음악과 안무, 영상으로 승화시킨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글로벌 팬 ‘아미’가 BTS의 한글 콘텐츠를 순식간에 수십 개의 자국어로 번역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하는 것도 한국의 기성세대는 놀랍고 또 고맙다. ‘꿈이 없어도 괜찮아’(낙원)라고 노래하게 해서 미안하지만 BTS가 번역이 필요 없는 평양도 뒤흔들기를, 그래서 언젠가 BTS 혁명이 통했다는 소리를 듣기 바란다.
동아일보 5월 29일 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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