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대병원(울산 동구)이 국내 최초로 로봇수술 기기 다빈치 Xi를 이용해 하트만 복원 수술에 성공했다. 이 수술은 대장 혹은 직장을 수술하기 위해 인공항문을 제거하고 기존의 대장과 연결하는 수술. 울산대병원은 “로봇을 이용한 덕분에 개복(배를 열다)하지 않아도 돼 환자의 회복이 빨랐고 합병증도 없었다”고 밝혔다.

정교하다는 장점 덕분에 로봇수술이 활용되는 분야는 점차 넓어지고 있다. 로봇수술에 이용되는 대표적인 기기를 통해 우리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로봇수술을 만나보자.​

다재다능 다빈치




다빈치 로봇 수술기. 인튜이티브 서지컬 제공​

미국 기업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대표적인 로봇수술 기기 제작 회사다.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은 다빈치 로봇 수술기 시리즈. 다빈치 로봇 수술기를 이용하면 몸을 크게 절개(갈라서 벌림)하지 않고 2.5㎝ 미만의 작은 구멍을 내 로봇기기를 삽입한 뒤 수술을 할 수 있다. 개복 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흉터도 적게 남는다는 장점이 있다. 1999년 개발돼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다빈치 로봇 수술기는 이후에 기능이 점차 향상되어 갔다. 로봇팔은 길어지고 수술 부위를 볼 수 있는 화면은 선명해져 이를 이용해 더욱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진 것. 의사는 수술 부위를 3D(입체) 영상으로 확대해서 보며 사람의 손보다 정교하게 움직이는 로봇팔을 조종해 수술을 진행한다.

현재 다빈치 로봇 수술기를 이용해서 전 세계적으로 심장, 갑상선, 대장,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수술 등이 진행되고 있다.​


다빈치 로봇 수술기의 수술 모습 예시​

관절은 나에게 맡겨


티솔루션 원 서지컬 시스템의 모습​. 큐렉소 제공

인공관절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로봇도 있다. 인공관절 수술 로봇은 관절이 망가진 환자에게 알맞은 인공관절을 넣어주는 수술을 할 수 있는 로봇.

의사는 수술 전 인공관절 수술 로봇을 이용해 환자의 뼈 모양을 3D 영상으로 보며 수술계획을 세운다. 환자에게 꼭 필요한 인공관절의 크기와 모양을 정확히 가늠할 수 있는 것. 수술에 쓸 인공관절을 선택하고 가상으로 수술해보며 좀 더 정확한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의사가 수술 계획을 세워 인공관절 수술 로봇에 데이터를 전송하면 이에 따라 정확하게 환자의 뼈를 자르고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데이터를 이용해 매우 섬세한 수술 도구로 뼈를 자르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뼈를 깎아 환자의 신체에 부담을 주는 일도 없다. 회복도 더 빠른 것.

우리나라 의료기기 판매 기업 큐렉소는 인공관절 수술 로봇 로보닥 서지컬 시스템과 티솔루션 원 서지컬 시스템의 판매를 맡고 있다. 제품의 제작은 미국 수술 로봇 제작기업 싱크 서지컬이 맡는다.



티솔루션 원 서지컬 시스템을 이용해 나타낸 뼈 3D 영상(위)과 티솔루션 원 서지컬 시스템을 이용해 수술하는 모습​

우리나라 기술로도 완성!

반도체 및 기계 제조업체 미래컴퍼니는 최근 국내 최초로 내시경 수술 로봇 ‘레보아이’의 개발에 성공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레보아이는 다빈치 로봇 수술기처럼 몸을 최소한으로 절개한 뒤 의사가 환자 몸속을 3D 영상을 보면서 수술하는 시스템이다. 내시경 수술에 사용될 수 있도록 허가된 로봇으로는 다빈치 로봇 수술기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국내에서도 수입돼 많이 사용되는 다빈치 로봇 수술기를 국내 기술로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레보아이는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의사들이 미리 수술을 연습해볼 수 있는 시스템도 함께 제공한다.​


레보아이. 미래컴퍼니 제공​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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