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불빛 밝혀요
부처님오신날인 5월 22일을 앞두고 거리 곳곳이 등으로 장식되고 있다.
이처럼 등을 켜고 복을 비는 불교의 의식을 연등회라고 한다.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등록된 연등회는 신라에서 시작되어 고려시대에 국가행사로 자리잡았다. 문화재청은 최근 연등회를 유네스코(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기록해 올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등의 의미와 연등회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자.
지혜의 불을 밝히다
연등(燃燈)은 ‘등을 켠다’는 뜻이다. 연등은 부처에게 공양(불교에서 시주할 물건을 올리는 의식)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어둠과 어지러운 마음을 물리치고 지혜와 진리를 얻기 위해 불을 밝힌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각 불교 사찰에서는 부처님오신날에 맞춰 여러 가지 색깔의 등으로 절을 꾸민다. 등은 대나무로 만든 뼈대 위에 한지를 입혀 만든다. 뼈대에 흰 한지를 입힌 뒤 분홍색 한지와 녹색 한지를 꽃잎 모양으로 만들어 하나하나 붙인다.
요즘에는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한 등이나 갖가지 캐릭터나 동물 모양을 묘사한 등도 늘었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진행됐던 연등행렬에는 북한의 등도 19개 포함됐다. 이 북한 등은 북한의 공예 문화와 관련된 책을 토대로 만든 것. 전통 등의 원래 모습을 간직한 북한 등은 우리나라 등보다 수수하고 등에 달린 술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다.
신라시대부터 지금까지
연등회보존위원회는 매년 음력 4월 8일 부처님오신날에 맞춰 불을 밝힌 등을 전시하거나 불을 밝힌 각종 등과 함께 서울 종로구 일대를 행진하는 연등행렬과 같은 연등회를 연다.
그렇다면 연등회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역사책인 ‘삼국사기’에는 신라 경문왕 6년(866년) 정월 보름(음력 1월 15일)과 진성여왕 4년(890년) 정월 보름에 황룡사에서 연등을 보았다는 기록이 있다. ‘연등을 보면서 마음을 밝힌다’는 뜻의 ‘간등(看燈)’이라는 표현을 통해 1000년 전에 이미 절에서 등을 밝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라 진흥왕 12년(551년)에 불교의식인 팔관회가 생기면서 연등회는 국가적인 행사가 되었고, 국교(나라의 종교)를 불교로 삼았던 고려시대에 더욱 번성했다.
▶어린이동아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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