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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장관 후보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과 만났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남은 원활했고 좋은 관계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사람들은 모른다”며 “그들(남북)은 전쟁 종결(일을 끝냄)을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정말로 축복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국장의 극비(절대 알려져서는 안 되는 일) 방북은 북-미 정상회담 준비가 그만큼 급물살을 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는 폼페이오 국장과 김정은의 면담은 사실상 정상회담을 앞둔 사전 담판(서로 맞선 관계에 있는 쌍방이 의논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함)으로도 볼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 시기로는 ‘6월 초 또는 그 이전’, 장소로는 ‘미국을 뺀 후보지 5곳’을 거론하는 등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표현했다. 나아가 의제와 관련해서도 윤곽(일의 대체적인 줄거리)을 잡은 분위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전쟁을 끝냄) 논의 축복’ 발언은 *6·25전쟁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 체결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핵무기를 없앰)만 강조했을 뿐 그에 대한 반대급부(어떤 일에 대응하는 이익이나 대가)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폼페이오 국장의 북한 방문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사를 직접 재확인했고, 그에 따른 체제안전 보장 같은 보상책도 찾으면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동시에 완성하는 로드맵(어떤 일의 기준과 목표를 만들어 놓은 것)을 구상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국제법적으로 여전히 전쟁상태인 한반도의 정전(일시적으로 전쟁을 중단함)체제를 끝내고 적대관계를 깨끗이 해결한 평화체제로 바꾸는 제도적 완성인 평화협정을 체결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평화 프로세스의 출발점으로서 과연 종전선언이 필요한지, 평화협정 참여국은 몇 개국이 될지는 물론이고 각종 전후 처리문제와 한미동맹의 위상, 남북 경계선 획정(경계 따위를 명확히 구별하여 정함) 등 하나하나가 각국의 지정학(정치 현상과 지리적 조건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적 손익(손해와 이익)계산까지 끼어들 ㉠인화성(불이 잘 붙는 성질) 높은 사안이다.

그럼에도 모든 것의 전제인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가 이뤄진다면 나머지는 더 이상 넘지 못할 장애물이 아니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주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쉽게 변하지 않는)인 비핵화는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 수교, 나아가 동북아 냉전질서를 바꾸는 세계사적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 다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신중하다. 그는 “일이 잘 안 풀려 우리가 회담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최종 결과”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4월 19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기자 sohi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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