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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동! 어린이기자] 펭귄박사가 말하는 펭귄의 매력
  • 김보민 기자
  • 2018-03-15 18: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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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박사’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

남극에 세워진 우리나라의 첫 과학 연구기지인 세종과학기지가 올해로 지어진 지 30주년을 맞았다. 남극반도 북쪽 킹조지 섬에 위치한 세종과학기지에서 우리나라 연구원들은 남극의 기후변화, 해양, 대기, 생물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세종과학기지에서 2㎞ 떨어진 지점에는 펭귄 1만여 마리가 사는 펭귄마을인 나레브스키 포인트가 있어 펭귄 연구가 활발하다.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이원영 박사는 2014년부터 남극을 오가며 펭귄을 연구하고 있다. 날씨가 추운 남극에서 펭귄은 어떻게 살아갈까? 펭귄을 좋아한다는 동아어린이기자 설지호 군(인천 남동구 인천만수북초 4)과 정세아 양(경기 광명시 광명광성초 4)이 극지연구소(인천 연수구)로 최근 출동해 이 박사를 만났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가운데)을 만난 동아어린이기자
정세아 양(왼쪽)과 설지호 군​



펭귄 몸에 카메라를 ‘착’

“지난 1월 남극에서 펭귄을 연구하고 돌아왔어요. 우리나라와 남극은 계절이 반대예요. 12월∼1월 말이 여름이랍니다. 이때 펭귄들이 번식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러 간 것이지요.”(이 박사)

이 박사는 펭귄들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펭귄마을에는 머리에 흰 무늬가 있는 젠투펭귄과 턱에 검은 끈 무늬가 있는 턱끈펭귄이 산다. 다른 종인데도 싸우지 않고 잘 지내는 비결을 연구하는 것. 이 박사는 “번식하는 시기, 먹이사냥 구역이 다른 것이 두 종류의 펭귄이 서로 잘 지내는 비결”이라면서 “젠투펭귄이 턱끈펭귄보다 일찍 번식하고, 먹이인 크릴(갑각류의 일종)도 젠투펭귄이 더 얕은 곳에서 사냥한다”고 설명했다.

정 양이 “펭귄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연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라고 질문했다. 이 박사는 “피해를 최소한으로 주기 위해 기계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위치추적장치와 비디오카메라를 몸에 달아 펭귄이 어디로 가고 무엇을 먹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 기계를 붙이기 위해 펭귄을 붙잡을 때는 펭귄이 흥분해서 마구 움직이지 않도록 머리에 고깔을 씌워 안정시킨다. 그는 젠투펭귄들이 헤엄을 치면서 울음소리로 동료들을 모으는 모습을 카메라로 포착해 그 연구결과를 지난해 발표하기도 했다.




등에 카메라를 달고 헤엄치는 젠투펭귄(위)과 위치추적장치를 단 젠투펭귄. 극지연구소 제공

“사람은 펭귄들이 ‘나를 좋아할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남극의 주인인 펭귄에게 인간은 방해꾼이지요. 그래서 꼭 필요한 때 말고는 가까이 가지 않고 먼발치에서 관찰하려고 합니다.”(이 박사)

그는 동아어린이기자들에게 자신이 그린 펭귄 그림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가까이서 찍어야하는 사진 대신에 기록을 위해 선택한 것이 그림”이라면서 “같은 젠투펭귄이라도 개체에 따라서 생김새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영 박사가 그린 젠투펭귄 그림

똘똘 뭉치는 펭귄

“사람들이 펭귄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설 군)

이 박사는 “다른 친구들과 힘을 합쳐서 살아가는 법을 어린이들이 배우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둑갈매기가 펭귄의 알과 새끼를 공격하려 들면 펭귄들은 여럿이 힘을 합쳐 쫓아낸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이르는 남극의 칼바람이 불면 옹기종기 모여서 따뜻한 기운을 나눈다.

이 박사는 남극뿐 아니라 북극을 오가면서 사향소, 북극늑대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다. 그는 “극지방을 가보면 눈에 띄게 빙하가 줄고 있어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초등생 때부터 개미를 관찰하고 매미를 채집하는 등 동물을 사랑해 생물학자를 꿈꿨다는 이 박사는 서울대 생명과학부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후 본격적으로 펭귄을 다루게 됐다. 펭귄과 함께 수영하는 꿈을 꿀 정도로 펭귄의 매력에 푹 빠진 이 박사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물학자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이라고 말했다.

“저도 그랬었지만 개미를 밟거나 잠자리의 날개를 함부로 잡는 것처럼 동물을 막 다루는 어린이들이 적지 않아요. 동물에 관심이 있다면 괴롭히지 말고 멀리서 관찰해보세요. 동물의 새로운 매력이 눈에 보인답니다.”(이 박사)​

▶어린이동아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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