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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튤립축제를 만드는 사람, 이준규 에버랜드 식물콘텐츠그룹장
  • 이채린 기자
  • 2018-03-12 1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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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축제 기획한 이준규 에버랜드 식물콘텐츠그룹장...꽃향기에 행복한 기억까지 솔솔~

봄이면 우리나라 곳곳에서 가지각색의 봄꽃들이 넘실대는 꽃 축제가 펼쳐진다. 1992년부터 이어진 튤립 축제인 에버랜드(경기 용인시) 튤립 축제가 대표적. 이달 16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에버랜드 튤립 축제는 꽃잎 끝이 톱니바퀴처럼 생긴 튤립 등 희귀종을 포함한 튤립 약 100종을 전시한다.

축제 준비에 여념 없는 에버랜드 이준규 식물콘텐츠 그룹장을 최근 에버랜드 화초하우스에서 만났다.​


에버랜드 화초하우스에서 튤립을 든 에버랜드 이준규 식물콘텐츠그룹장​


도면에 ‘쓱싹’

튤립 축제는 에버랜드 식물콘텐츠 그룹이 개막 1년여 전부터 준비한 결과물이다. 이 그룹은 에버랜드에서 열리는 꽃 축제를 기획하고 놀이동산 곳곳의 식물을 관리하는 부서. 먼저 축제 주제를 정한 뒤 축제에서 튤립으로 어떤 조형물을 만들지, 어떻게 튤립 색을 배합해 전시할지 등을 담은 도면을 그려 결정한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Magical tulip garden(환상적인 튤립 정원)’입니다. 환상의 세계에 있는 듯한 느낌을 관객에게 주고 싶었어요. 튤립으로 꾸며진 거대한 주전자처럼 커다란 조형물을 곳곳에 설치한 이유지요.”(이 그룹장)

그 뒤 튤립을 대표적인 튤립의 생산지인 네덜란드에서 얼마나 수입할지 정하는데, 올해는 약 100만 개의 튤립 알뿌리를 11월에 들여왔다.



화초하우스에서 튤립을 재배하는 에버랜드 식물콘텐츠그룹 직원들. 에버랜드 제공​



축제에 맞춰 활짝

축제 기간에 튤립이 활짝 꽃을 피우게 하는 재배 과정도 중요하다. 기상청의 겨울, 봄 기간 예보를 통해 알 수 있는 기온, 풍향 등 기상 정보와 그동안 축제 준비를 하며 축적된 튤립의 성장 데이터를 고려해 재배 계획을 세운다. 지난해 11월 말 온실 약 30개에 튤립 알뿌리를 심은 뒤, 2월 초에 알뿌리에서 싹이 올라오고 3월 중순에 꽃이 피도록 했다. 그는 “자연 상태에서 튤립은 땅에 심어진지 3∼4개월 후에 싹을 틔우지만 온실에선 인위적으로 온도, 습도 등을 조절해 약 2개월 만에 싹을 나게 한다”고 했다.


에버랜드 튤립 축제​


다 자란 튤립은 도면에 따라 전시되고 이들은 앞으로 2번 정도 새 꽃으로 교체된다. 시든 꽃 대신 활짝 핀 튤립을 심어 축제를 화려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일부 튤립은 알뿌리를 땅속 깊은 곳에 심어 천천히 꽃을 피우도록 조절한다.

“사람들이 꽃 사이사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축제를 즐기도록 튤립 주위에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았어요. 울타리를 없애면 자칫하면 꽃이 망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관람객들이 꽃을 더 조심스럽게 다뤄준답니다(웃음).”(이 그룹장)



나만의 의미


우리나라 대학, 대학원과 영국 대학원에서 조경학을 전공한 이 그룹장은 에버랜드에서 10년 넘게 꽃 축제와 정원을 디자인해오고 있을 정도로 식물을 아끼고 사랑한다.

“어렸을 적 몸이 자주 아파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때마다 인근에 있던 텃밭을 가꾸고 집 안 라일락 나무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곤 했지요. 지금도 라일락 꽃 향기를 맡으면 그때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편안해져요. 관람객들도 제가 관리한 꽃을 보고 이런 행복한 기억을 갖게 되길 바라요.”(이 그룹장)

그는 어린이들에게 “꽃 축제뿐 아니라 학교, 공원 등에 있는 꽃과 나무를 쉽게 지나치지 말고 각각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해 보라”라고 제안했다. 나무에 별명을 붙이거나 꽃을 보며 어떤 추억을 떠올려 보는 등 식물과 나를 연결하다 보면 해당 식물이 내게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시간에 맞춰 물을 주고 손에 흙을 묻히며 식물을 정성껏 돌봐 보세요. 손 근육이 발달할 뿐 아니라 작은 것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답니다.”(이 그룹장)​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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