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폭탄 무역전쟁 가져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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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관세 폭탄 무역전쟁 가져오나
이채린 기자
2018-03-11 16:50:21

트럼프 “수입산 철강 제품에 관세 25%”...우리 경제가 먼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에 25%, 수입 알루미늄엔 10%의 추가 관세(수출·수입되는 화물에 부과하는 세금) 부과를 내용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단, 트럼프는 조만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두고 재협상을 벌일 캐나다, 멕시코와 군사 및 경제적으로 미국과 가까운 호주를 여기에서 제외했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영국·일본 등 미국과 가까운 나라를 상대로 ‘무역 전쟁’에 나서겠다는 의미인 것. 무역 전쟁이란 한 나라가 자기 나라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산업을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것을 말한다. 트럼프는 왜 무역 전쟁에 나선 걸까?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추가 관세를 매기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AP뉴시스

자국 산업 보호하는 관세

먼저 관세란 무엇일까? 관세는 상품이 한 나라의 국경을 통과할 때 내는 세금이다. 많은 나라가 자기 나라의 산업을 보호하려고 외국으로부터 물품을 수입할 때 관세를 받는다. 그러면 수입품의 가격이 비싸져 국민이 자기 나라의 물품을 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 하지만 국가 간 자유로운 무역을 위해서 협정을 맺어 관세를 낮추거나 없애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의 이번 관세 정책에 따르면 ‘기존 관세’에 철강의 경우 각 제품 가격의 25%, 알루미늄은 10%에 해당하는 추가 관세가 붙는다. 수입되기 전 철강 제품 하나의 가격이 100만 원, 기존 관세가 10%(10만 원)일 때 추가 관세 25%(25만 원)가 붙어 135만 원에 팔리는 것.

보호무역 내세워

트럼프는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붙이려는 이유로 “자국(자기 나라)의 철강, 알루미늄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는 보호무역을 바탕으로 미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한다는 그의 평소 생각을 반영한 것. 보호무역이란 자기 나라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법을 만들어 행하는 무역이다. 그는 관세를 낮추는 자유무역협정(FTA), NAFTA 등으로 인해 저렴한 외국 물건이 미국에서 많이 팔리면서 많은 미국의 기업들이 큰 손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특히 중국이 값싼 인건비를 통해 철강, 알루미늄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해 미국에 싼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미국의 해당 분야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다는 것이 트럼프의 생각이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도 이번 관세 대상에 포함된 이유는 이들 나라가 저렴한 중국산 철강, 알루미늄을 수입한 뒤 가공해 미국에 또다시 싸게 판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기, 선박, 자동차의 소재인 철강, 알루미늄을 만드는 자국의 산업이 무너지면 미국의 ‘안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본다. 철강을 가공하고 생산하는 기술의 수준이 떨어지면 덩달아 질 좋은 무기를 생산할 수 없다는 것.

부산 신항만에 쌓여있는 컨테이너들. 동아일보 자료사진

선거도 대비

트럼프의 이번 정책엔 11월 열리는 중간선거(미국 국회의원과 주지사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핵심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들의 표를 모으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펜실베이니아 주를 비롯한 미국 중부의 철강, 자동차 산업의 많은 노동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다. 그간 미국의 자유무역 정책으로 해당 분야의 산업이 발전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자국 산업이 살아나고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