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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미투 혁명, 가부장 사회를 뛰어넘는 길인가
  • 이채린 기자
  • 2018-03-08 19: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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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혁명, 가부장 사회를 뛰어넘는 길인가

눈높이 사설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서울 도심의 한 공사장 외벽에 그려진 미투 운동을 뜻하는 그래피티. 뉴시스​

[1]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6일 여성 정무비서의 충격적인 폭로로 사임(자리에서 스스로 그만두고 물러남)했다. 검찰에서 시작된 우리나라 미투 운동은 문화예술계 종교계 시민단체로 옮겨가더니 이제는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시인, 연극연출가, 영화감독, 배우 등의 견고한(굳고 단단한) 명성이 하루아침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도덕적임을 자처했던 종교인과 시민운동가는 낯조차 들기 어려운 수치(스스로 떳떳하지 못함)에 고개를 떨구었다. 이제 미투 운동은 여권(정권을 잡고 있는 세력)의 유력한 차기(다음 시기) 대권주자의 정치 생명까지 단칼에 끊었다.

[2] 그럼에도 미투 운동은 여전히 시작 단계일 뿐이다. 학교는 이미 들썩거리고 있으며 국회와 정부기관, 사법부도 비켜 가기 어려울 것이다. 기업에서도 미투가 나온다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미투 운동은 진보니 보수니 하는 고루한(낡은 것에 젖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음) 구별을 넘어 사회 각 분야의 권력관계에서 침묵을 강요당한 여성들의 억눌렸던 외침이다.

[3] 미투 운동은 가부장 사회를 뛰어넘는 과정의 진통으로 보인다. 가부장 사회란 가장(가정을 이끄는 사람)인 남성이 권력을 가진 사회를 가리킨다. 전근대적(근대 이전을 벗어나지 못한) 가부장 사회의 질서가 무너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그 흔적이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오랜 기간에 걸친 여배우 성추행도 그런 흔적이다. 미투 운동은 지난해 미국에서 와인스틴을 향한 폭로로 시작돼 세계 80여 개국에서 번져갔다. 여배우들은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더 이상 꽃처럼 받들어지는 존재로 남아 있기를 거부하고 시상식을 주도했다.​

[4]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미투 운동에 대한 반동(반작용)으로 남성이 직장에서 여성과 함께 활동하는 것을 꺼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미투 운동은 직장 내 상하의 권력관계에서 혹은 직업 간 갑을의 권력관계에서 남녀가 평등하게 일하는 새로운 관계로 가는 진전이어야지, 전근대적 남녀유별(男女有別·유교에서 남자와 여자 사이에 분별이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로의 퇴행(과거로 감)이어서는 안 된다.

[5]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여성은 가정에서 나와 직장으로 진출했으나 직장에서 새로운 차별을 경험했다. 그것이 미투 운동으로 폭발한 것이다. 이 운동은 직장문화를 포함해 결혼과 가족제도 등에 남아 있는 구시대적 남녀관계를 바꾸는 촉매제(어떤 일을 빠르게 유도하는 물질)가 될 것이다. 이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법과 제도로 담아낼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프랑스 파리에서 여성단체 인사들이 '이제 우리는 행동한다'는 문구를 들고 있는 모습. 파리=AP뉴시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위드유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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