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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동! 어린이기자] 평창올림픽 의상감독이 말하는 한복의 미
  • 심소희 기자
  • 2018-03-08 14: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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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숙 평창 올림픽 의상감독 만나다…평화 그리고 한국의 미

조명을 받은 하얀 구슬이 반짝반짝 빛나 ‘요정’이라는 별명이 붙은 평창 올림픽 피켓요원의 옷. 건곤감리 무늬가 그려진 옷자락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어린이의 옷. 시상식마다 관중의 눈을 사로잡았던 붉고 푸른 시상요원의 옷.

평창 올림픽에서 화제가 된 의상 모두가 금기숙 평창 올림픽 의상 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금 감독은 평창 올림픽에서 선보인 옷에 어떤 의미를 담았을까? 서울 동작구 서울신길초 6학년 김태연 동아어린이기자가 6일 금 감독이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유금와당박물관에서 그를 만났다.


금기숙 평창 올림픽 의상 감독(왼쪽)을 만난 김태연 동아어린이기자. 뒤의 작품은 금 감독이 만든 드레스.
사진=최지현 인턴기자

 

평화와 희망이 가득


“거미줄에 맺힌 이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금 감독)

지난달 9일 열렸던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서 관중의 주목을 받았던 피켓요원의 옷은 철사 실에 반짝이는 구슬을 다는 금 감독의 트레이드마크(그 사람을 상징하는 것)기술이 사용됐다.

이 기술이 탄생한 것은 재미있게도 ‘종말론’ 때문이었다. ‘2000년이 되면 세계가 멸망한다’는 무시무시한 소문으로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했던 1999년의 어느 날 아침, 금 감독의 눈에 거미줄에 맺힌 이슬이 들어왔다. 이슬 안에 비치는 밝은 햇살과 무지개를 보니 안도감과 함께 평화로운 마음이 찾아왔다고. 평창 올림픽도 평화와 희망을 전하는 축제의 장이 되길 기원한다는 뜻에서 이 기술을 이용해 옷을 만들었다.

김 양이 “옷에 어떤 가치를 담으셨나요”라고 묻자 금 감독은 “한복의 우아함과 현대적인 디자인을 함께 담았다”고 했다. 피켓요원의 목에 머플러를 동그랗게 두르는 대신 각을 잡아 깃처럼 세우니 많은 이가 여기에서 단아하고 고고한 한복의 깃을 떠올렸다. 금 감독은 “꼭 모든 것을 전통적인 소재로 사용하지 않아도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금 감독이 그린 피켓요원의 옷 디자인(위)과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서 이 옷을 입고 등장한 피켓요원. 동아일보 자료사진


그리고 또 그리고


평창 올림픽에 선보일 옷을 위해 금 감독은 3년 전부터 수백 장 이상 옷 그림을 그렸다. 그는 “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 입는지 생각해서 옷을 만들었다”고 했다. 올림픽이 겨울에 열리므로 추위에 대비해 안에 옷을 많이 껴입을 수 있도록 넉넉한 크기로 디자인했다.

금 감독이 만든 각각의 옷은 ‘세계에서 딱 한 벌’이다. 피켓요원의 옷 30벌은 입는 사람의 키와 체형에 따라 치마의 길이, 장식 등이 각기 다르다. 폐회식에서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던 어린이들도 태극무늬와 건곤감리가 각기 다르게 장식된 옷을 입고 등장했다. 사뿐사뿐 걷기만 해도 각자의 옷자락이 사르르 흔들리며 아름다운 선을 만들었다.

김 양이 “옷을 각각 다르게 디자인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했다.

“똑같은 옷을 입으면 통일돼 보이긴 하지만 개성이 사라져 매력이 떨어지지요. 각자의 개성을 살린 옷을 입으니 딱 한 명을 뽑을 수 없을 만큼 모두가 매력적이지 않았나요?”(금 감독)




금 감독이 그린 어린이들의 옷 디자인(위)과 평창 올림픽 폐회식에서 이 옷을 입은 어린이들


재미있는 작품에 도전


금 감독은 현재 흙 인형인 도용과 기와인 와당을 전시하는 유금와당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곡선의 무늬가 섬세하게 살아있는 기와가 예뻐 모으다 보니 박물관을 열만큼 많아졌다고.

김 양이 “앞으로 또 어떤 작품을 선보이고 싶으신가요”라고 묻자 금 감독은 “재밌는 것”이라면서 “어린이들도 어떤 일이든 재밌고 자신감 있게 하길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디자이너는 한 작품이 끝나면 또 새로운 소재로 재미있는 작업을 찾아 나서지요. 우리나라 문화의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특성이 한데 녹아있는 의상을 만들고 싶어요.”(금 감독)​



▶어린이동아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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