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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이 자라는 옛이야기] 애꾸눈 닭은 내 스승
  • 이채린 기자
  • 2018-02-25 15: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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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애꾸눈 닭 (2)

생각이 자라는 옛이야기 

어린이동아와 한국고전번역원이 기획한 ‘생각이 자라는 옛이야기’는 우리 고전 속 신기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읽으며 독해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코너입니다. 옛이야기를 읽으며 인성과 독해 실력을 키워봅시다.​ 

지난 줄거리

자그마한 시골 마을. 닭을 키우는 집에 한 애꾸눈 닭이 살고 있었다. 애꾸눈 닭이 알을 품자 주인은 이 닭이 새끼를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한다. 걱정과 달리 애꾸눈 닭은 알을 잘 부화시키고 오히려 다른 닭들보다 건강하게 병아리를 키우는데….​




그날부터 주인은 암탉들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어요. 건강한 암탉들이 병아리들을 기르기 위해 하는 일은 두 가지였어요. 그것은 바로 먹이를 잘 구해주고 천적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이었지요.

건강한 암탉들은 항상 바쁘게 움직였어요. 흙을 파헤쳐 벌레를 잡느라 부리와 발톱이 다 닳아서 뭉툭해질 정도였지요. 그러고도 부족해서 정신없이 사방으로 나다니며 먹이를 구하느라 편안하게 쉴 새가 없었어요.

그러면서도 위로는 까마귀와 솔개를 살피고 옆으로는 고양이와 개를 감시했지요. 다른 동물이 병아리들을 노리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고 부리로 쪼아 대고 날개를 퍼덕이면서 죽을힘을 다해 싸웠어요.

암탉들이 고생하는 것을 지켜본 주인이 말했어요.

“암탉들은 참으로 새끼 키우는 방법을 분명하게 터득하고 있구나.”

어느 날 암탉들은 숲 덤불을 분주하게 다니다가 해가 지자 병아리들을 불러들었어요.

“꼬꼬꼬꼬…….”

“삐악삐악…….”

그러나 병아리 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그나마 따라온 병아리들마저 지쳐서 제대로 걷지를 못했어요. 하루 종일 삐악삐악하며 암탉을 졸졸 따라다니느라 힘이 다 빠졌던 거예요. 못 따라온 병아리들은 물이나 불을 만나 잘못되기도 했어요.

주인이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고생했건만…. 참으로 안타깝구나!”

이런 일이 있고 난 뒤로 암탉들은 언제 어디서나 더욱 조심스레 병아리들을 보호했어요. 담장 밑으로 고양이가 살금살금 다가올 때는 정신없이 달려들어 쪼아 댔어요. 머리 위에서 솔개가 빙빙 돌 때는 꼬꼬댁거리며 풀쩍풀쩍 뛰어올랐고요. 그러나 암탉 혼자 힘으로 모든 병아리를 지킬 수는 없었어요. 그중 몇 마리는 고양이나 솔개한테 물려가는 일을 당할 수밖에 없었지요.

한편 애꾸눈 닭은 마당가에서 빈둥거렸어요. 그저 느릿느릿 움직이면서 병아리들을 자주 감싸주기만 할 뿐, 특별히 애쓰지 않았어요. 항상 멀리 가지 않고 사람 가까이에 있으면서 사람에게 의지했어요. 그런데도 병아리들은 제 스스로 먹이를 쪼아 먹으면서 잘 자랐지요.

주인은 가만히 생각에 잠겼어요.

“여기에는 분명 차이가 있구나. 똑같이 병아리를 키우는데 다른 암탉들은 애를 써도 힘만 들고, 애꾸눈 닭은 노는 듯 한가롭지만 병아리들이 잘 자라고….”

그러고는 애꾸눈 닭을 보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애꾸눈 닭아, 네가 내 스승이구나. 새끼를 잘 기르는 방도란 단지 먹이를 먹여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었어. 적당히 보살피면서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도와주는 데에 있었지. 그리고 잘 거느리면서 잊지 않고 챙겨주는 것이 중요했던 거야.” 주인은 애꾸눈 닭이 병아리 기르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식 잘 기르는 방도를 터득했답니다.​




※우리 고전 속 철학 우화를 모아 엮은 책 ‘베개야, 미안해’(한국고전번역원 펴냄)에서 발췌한 이야기입니다. 한국고전번역원이 만든 애플리케이션 ‘고구마’를 내려 받으면 재미있는 고전 이야기를 무료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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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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