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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트트랙은 어떤 얼음 위에서?
  • 이채린 기자
  • 2018-01-30 08: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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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 깨나 얼음 생각...‘강릉 아이스 아레나’ 배기태 아이스테크니션

평창 겨울올림픽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겨울올림픽의 꽃’인 피겨스케이팅과 우리나라가 메달을 노리는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하 쇼트트랙)은 강원 강릉시의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진행된다.

총 2개의 빙상장으로 이뤄진 이 경기장은 평창 올림픽 빙상(얼음 위) 경기를 위해 만들어진 곳. 동시에 여러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이들 빙상장에서는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이 번갈아 열리게 된다.

빙상장의 필수 조건인 이곳의 얼음을 만든 인물은 17년 경력의 배기태 아이스테크니션이다. 아이스테크니션이란 빙상장의 얼음을 얼리는 데 필요한 물의 양, 온도, 습도 등을 고려해 얼음을 얼리고 관리하는 일을 계획하는 사람. 최근 강릉 아이스 아레나 근처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주먹을 불끈 쥔 배기태 아이스테크니션


보일러처럼 얼음 ‘꽁꽁’

배 씨는 2016년 강릉 아이스 아레나를 맡게 됐다. 그는 “2년간 집이 있는 서울과 강릉을 수십 차례 오고가며 경기장과 시설을 점검하고, 수차례 시범적으로 얼음을 만들었다”면서 “10일부터 올림픽에 사용될 얼음을 본격적으로 만들었으며 이번 주에 작업이 완료된다”고 말했다.

“경기장 얼음을 만드는 방법은 바닥 밑에 설치된 온수관(뜨거운 물이 흐르는 관)이 바닥을 데우는 보일러의 원리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워요. 빙상장의 콘크리트 바닥 밑에도 냉각수(어떤 물체를 차갑게 만드는 물)가 흐르는 냉각관이 설치돼 있어요. 바닥 위에 물을 붓고, 냉각관과 경기장 전체의 온도를 낮추면 이 물이 얼어 멋진 경기장을 만들지요.”(배 씨)

재밌게도 호스와 ‘잠보니(얼음을 만들고 다지는 차)’를 이용해 경기장 바닥에 붓는 물은 차가운 물이 아닌 40도 이상의 따뜻한 물이다. 찬 물에 비해 분자 간 거리가 먼 뜨거운 물은 기온이 내려가면 분자 사이에 있던 에너지를 많이 내뿜어 더 빨리 얼어붙기 때문.

산소 없는 얼음

한 차례에 만드는 얼음의 두께는 약 0.2㎜에 그쳐야 한다. 얼음 위에 다시 물을 뿌리고 얼리는 일을 반복함으로써 얼음 층을 차곡차곡 쌓아 완성한다. 두께 5㎝의 얼음을 만들려면 이 과정을 250번 반복해야 한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부어 얼음을 만들면 산소가 많은 얼음이 돼요. 밑 부분에 있는 산소가 공기 중으로 빠져나가기 못한 채로 얼음이 얼기 때문이지요. 얼음 속에 산소가 많으면 공기층이 많아져 얼음의 강도도 약해지고 냉각관의 온도 변화가 얼음 전체에 잘 전달이 안 돼요. 충분히 산소가 빠져나가도록 얇은 얼음 층을 만들어 쌓는 이유지요.”(배 씨)

종목별로 필요한 얼음 조건도 다르다. 보통 쇼트트랙은 표면 온도 영하 7도·두께 3㎝, 피겨스케이팅은 영하 3도·두께 5㎝인 얼음 위에서 펼쳐진다. 거친 동작이 많은 쇼트트랙에선 잘 깨지지 않도록 꽁꽁 언 얼음이 필요한 것. 문제는 이번 올림픽 중 하루에 한 빙상장에서 오전엔 피겨스케이팅, 오후엔 쇼트트랙이 열리는 날이 두 번이나 있다는 점이다.

“수십 차례의 시도를 거듭했더니 약 2시간 만에 얼음을 깎고, 표면 온도를 4도 이상 낮추는 방법을 찾았어요. 하루에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을 번갈아 진행하는 데 문제 없습니다.”(배 씨)

“꼼꼼하게 얼음 돌봐요”

학창시절 쇼트트랙 선수였던 그는 10여 년 전 아이스링크 설치 회사에서 컬링 경기장, 스케이트장의 얼음을 만드는 일을 시작하면서 아이스테크니션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한 빙상장의 얼음을 맡게 되면 매일 얼음의 두께를 재보고 온도, 습도, 경기장의 상태 등을 하나하나 기록하며 얼음을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길 바라며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해 얼음을 만들었어요. 여러분도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어떤 멋진 경기가 펼쳐지는지 지켜보세요.”(배 씨)​


잠보니를 살펴보는 배 씨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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