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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언스] 바다의 천사 ‘혹등고래’ 착한일 하는 이유는?
  • 이채린 기자
  • 2018-01-23 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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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수호자 ‘혹등고래’...기다려 ! 내가 구해줄게

최근 남태평양 바다에서 야생 혹등고래가 상어 밥이 될 위기에 처한 한 사람을 구해 화제였다. 주위에 뱀상어가 맴돌자 혹등고래가 인근에서 잠수 중이던 사람을 머리를 이용해 물 위로 밀어낸 것. 태평양과 대서양에 사는 혹등고래는 몸길이 11∼16m, 몸무게 30∼40t(톤)의 거대한 고래다. ‘바다의 수호자’로 불리는 혹등고래는 위험으로부터 다른 동물을 지켜주는 보호 본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혹등고래의 따뜻한 면을 살펴보자.​


몸싸움도 과감히

 

가장 잘 알려진 혹등고래의 선행은 아기 바다표범을 구해준 사례다.

2009년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로버트 피트먼 박사는 남극 바다의 한 빙하 위에 새끼 웨델 바다표범이 앉아 있고, 그 주변 물속에서 범고래들이 뱅뱅 돌며 바다표범을 사냥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범고래들은 지느러미로 큰 파도를 일으켜 바다표범을 물에 빠뜨리려는 중이었다. 그 순간 혹등고래 두 마리가 나타났고 이중 한 마리는 몸을 뒤집어 바다표범을 자신의 배 위에 오르게 했다. 다른 한 마리는 지느러미로 물을 내리쳐 범고래들을 쫓았다. 범고래 무리가 사라지자 혹등고래는 빙하 위에 바다표범을 안전하게 내려주었다.

혹등고래는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해마다 여름이 오면 북태평양의 베링해는 크릴새우 같은 먹이로 가득해진다. 이 시기에 혹등고래, 귀신고래 등의 고래들은 베링해로 몰려드는데 이곳으로 들어가려면 ‘유니맥 패스’라 불리는 좁은 해협을 지나야 한다. 범고래들은 여기서 머물며 작은 고래를 마구잡이로 잡아먹는다.

 

이런 범고래 무리를 혹등고래가 막는다. 범고래가 새끼 고래들을 잡아먹으려 할 때 혹등고래 무리가 몰려와 꼬리지느러미로 범고래의 머리를 내리치고, 몸으로 범고래를 밀어내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는 것.

빙하 위 바다표범을 구해주려는 혹등고래(맨 앞). NOAA​

 


“여긴 위험해”

심지어 혹등고래가 어린 동물의 사체까지 지켜준 일도 있었다.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바다에서 ‘몬테레이만 고래 감시 단체’는 귀신고래 새끼 한 마리가 범고래의 공격을 받고 안타깝게 숨지는 장면을 관찰했다. 범고래들이 새끼 고래를 뜯어 먹으려는 순간 혹등고래들이 몰려와 이를 가로막았다. 6시간 동안 범고래가 새끼 고래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새끼 고래를 둘러쌌다.

잠수 중인 사람을 만나면 지느러미를 이용해 위험을 경고하기도 한다. 사람 주위에 난폭한 동물이 있거나 위험한 지대가 있으면 지느러미를 살살 흔들어 “여긴 위험해”라고 알려주는 것.



범고래 미워

혹등고래가 이런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능이 높은 혹등고래가 다른 동물이 위험에 처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도와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과학자들은 모성애가 강한 혹등고래의 특성과 관련 있다고 본다. 혹등고래는 수개월 간 거의 굶주린 채 새끼에게 매일 500L의 젖을 먹이며, 10분에 한 번씩 등으로 새끼를 물 위로 올려 산소를 마시게 한다. 이런 혹등고래가 다른 종의 새끼가 위험에 처한 장면을 보면 자신의 새끼를 떠올리게 되고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

 

2016년 미국 해양대기청의 한 연구팀은 과학학술지인 ‘해양포유류과학’에 “어른 혹등고래는 사냥을 방해하거나 공격하는 행위를 통해 범고래를 괴롭히는데 그 과정에서 다른 동물을 구하게 되는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범고래는 혹등고래가 새끼일 때 자주 잡아먹는데, 이를 기억하고 있던 혹등고래가 몸집이 커지면 범고래를 괴롭히거나 공격한다. 일종의 복수다. 이때 운 좋게 범고래에게 공격을 당하던 동물들이 목숨을 구하게 된다.​

귀신고래 새끼 사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범고래 무리를 쫓아내는 혹등고래(맨 왼쪽). 몬테레이만 고래 감시 단체​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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