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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이 자라는 옛이야기] “허허, 내 이야기 좀 들어봐”
  • 이채린 기자
  • 2018-01-14 18: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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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왜당나귀 (3)

어린이동아와 한국고전번역원이 기획한 ‘생각이 자라는 옛이야기’는 우리 고전 속 신기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읽으며 독해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코너입니다. 옛이야기를 읽으며 인성과 독해 실력을 키워봅시다. 



[지난 줄거리] 

하징은 사람들에게 솔직히 자신의 당나귀는 왜당나귀가 아니고 이웃집에서 산 평범한 말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하징의 당나귀에 관심을 보이던 사람들은 실망한다. 이 모습을 본 하징이 “사람들은 이름에 혹해서 쉽게 속는구나”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한 노인이 말을 건네는데….​

“허허, 하징. 내 이야기 좀 들어 보게. 옛날 중국 소자첨이라는 사람이 견양 지방의 돼지고기 맛이 지극히 좋다는 말을 듣고는 사람을 보내어 사 오도록 했다네.

그런데 심부름꾼이 술에 취하여 그만 돼지를 잃어버리고 말았지 뭔가? 심부름꾼은 할 수 없이 다른 곳의 돼지를 사서 바쳤다네. 그런데 함께 고기를 먹게 된 사람들은 아무도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고는 그 어떤 고기와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맛이라며 크게 으쓱거렸다네.

실상은 따져 보지도 않고 남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고 음식을 구하는 습관은 옛날에도 있었다네. 더구나 그대의 말은 왜소했으니 ‘왜당나귀’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했고, 하루에 수백 리를 달릴 수 있어 그 재주 또한 뛰어나네. 그러니 모습과 행동에서 별 구분이 안 되는 견양의 돼지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지 않는가?”

하징이 말했어요.

“그렇지만 똑같은 말을 가지고 단지 이름만으로 완전히 세상을 속일 수 있다는 게 씁쓸할 따름입니다.”

노인이 말했어요.

“고기를 먹어 보고 실제로 맛이 좋으면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네. 왜 꼭 견양의 돼지여야만 하겠는가. 타 보고 실제로 잘 달린다면 타면 되는 것이네. 왜 하필 ‘왜당나귀’만을 고집해야 하겠는가.

자네는 애초에 세상을 속인 것이 아니며 세상 역시 자네에게 속은 것이 아니라네. 속임수라는 것은, 가령 시장에서 값싼 채찍을 사서 화려하게 치자로 물들이고 밀랍으로 광을 내어 비싼 값에 팔아먹었는데, 그것을 사 간 사람이 한 번 제대로 써 보기도 전에 색이 바래지고 망가지는 경우에나 해당하는 말이네.”

그 후 하징은 다방면에 걸친 재주로 명성을 얻었답니다.​



※우리 고전 속 철학 우화를 모아 엮은 책 ‘베개야, 미안해’(한국고전번역원 펴냄)에서 발췌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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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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