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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올림픽 경기장 ‘눈’ 어디서 왔니?
  • 이채린 기자
  • 2018-01-11 14: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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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눈 만들고 자연 눈은 치우고...올림픽 경기장 눈, 이렇게 만든다!

평창 겨울올림픽 설상 경기가 열리는 강원 정선군에 있는 정선 알파인 경기장(스키를 타고 경사면을 빠르게 내려가는 ‘알파인 스키’ 종목을 치르는 경기장)과 평창군의 용평리조트, 휘닉스 스노우파크, 알펜시아 리조트 스키장에도 눈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의 제설(눈을 만듦) 작업은 마무리 됐으며 나머지 경기장은 15일경 끝날 예정. 이들 경기장의 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자.​

도움말=김강우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경기장운영부 부장​


강원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제설기로 눈을 만드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경기에 딱 맞는 ‘인공 눈’

평창군과 정선군은 2월이면 보통 30∼40㎝의 눈이 쌓이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이곳에 인공적으로 많은 눈을 만드는 이유는 인공 눈이 경기에 적합하기 때문.

자연 눈은 인공 눈에 비해 입자가 크고 녹기 쉽다. 또 입자 사이의 빈틈도 커서 스키, 스노보드 등의 장비가 눈에 푹푹 파묻히는 경우가 생긴다. 자연 눈으로만 이뤄진 슬로프에서 선수들이 속도를 내거나 회전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서 무리하게 속도를 내고 방향을 바꾸면 선수들의 무릎에 무리가 가거나 코스를 벗어나 펜스에 부딪쳐 부상의 위험이 높아진다. 경기 기록도 인공 눈에서 더 잘 나온다.

올림픽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제설 작업의 핵심은 슬로프 모든 구간이 일관된 성질의 눈으로 이뤄지게 하는 것. 100명이 경기에 출전해도 1번부터 100번 선수 모두에게 같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알펜시아 리조트 경기장



정선 알파인 경기장 전경

물 쏘는 제설기

각 경기장엔 보통 높이 1.2∼1.5m의 눈이 쌓여야 한다. 높이 3∼4m의 눈을 필요로 하는 일부 스노보드 경기장도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크기가 가장 큰 정선 알파인 경기장엔 약 120대의 제설기를, 나머지 경기장엔 60∼70대의 제설기를 투입했다.

제설기는 내부에서 회전 날개를 이용해 물을 미세한 입자로 나눠 공중에 뿌린다. 눈 입자의 지름은 평균 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그러면 물 입자가 공기 속 수분과 만나 커지고, 영하의 기온에서 꽁꽁 얼어 눈으로 바닥에 떨어진다.

영하 5도, 습도 60% 이하인 날씨에서 질 좋은 인공 눈이 만들어진다. 이런 조건이 되면 바로 제설 작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담당자들은 각 경기장에서 24시간 근무 중이다. 눈을 만든 뒤 불도저처럼 생긴 장비인 ‘스노캣’을 이용해 눈을 평평하게 다진다. 이렇게 눈을 쌓고 눈을 다지는 작업이 계속 반복된다.

특히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선 경기장 주변에 흐르는 오대천에서 물을 끌어와 눈을 만든다. 오대천 물은 흙이나 불순물이 거의 없어 깨끗한 눈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각 경기장마다 눈을 만드는 데 드는 물은 약 80만t(톤). 석촌호수(서울 송파구)를 다 채우고도 넘치는 양이다.



스노캣

자연 눈은 ‘NO’

현재 현장에서 담당자들은 자연적으로 눈이 내려도 여기에 인공 눈을 섞어 슬로프를 만들고 있다. 적당한 양의 자연 눈은 눈을 빨리 쌓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

하지만 인공 눈이 만드는 작업이 완료되는 15일 이후부터는 경기장에 내리는 자연 눈을 싹 걷어낼 계획이다. 자연 눈이 인공 눈을 모두 덮어버리거나 슬로프를 울퉁불퉁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 담당자들은 직접 삽을 이용해 자연 눈을 없애거나 스노캣을 이용해 밀어낼 예정이다. 폭설이 이들에게 무시무시한 적인 이유다.​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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