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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림차사 제주도에 있다?…신화 속 ‘신과 함께’
  • 심소희 기자
  • 2018-01-09 18: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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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에 나의 잘못이?”

영화 ‘신과 함께-죄와벌(신과 함께)’(12세 관람)의 관객 수가 최근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저승 세계에 대한 어린이들의 궁금증이 커진다. 주호민 작가가 2011년 네이버 웹툰에 연재했던 ‘신과 함께’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화재 현장에서 숨진 소방관이 사후 세계(저승)에서 환생을 위해 7회의 재판을 거치는 내용.

영화 속 저승에는 염라대왕, 변성대왕, 초강대왕 등 7명의 대왕과 강림차사, 일직차사, 월직차사 등 저승차사(저승사자) 3명이 등장한다. 이들은 불교의 영향을 받은 우리 신화 속에서 전해 내려오는 존재들. 불교는 이승의 삶을 모두 마친 사람의 영혼이 저승으로 가며 저승의 대왕에게 살아있을 때 했던 행동을 심판받는다고 믿는다.

영화 ‘신과 함께’에 등장하는 존재들은 우리 신화 속에서 어떻게 그려질까?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에 나오는 염라대왕.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네 잘못을 낱낱이 보여주마”


영화에서는 염라대왕(이정재)이 저승에서 가장 권력이 세며 주인공인 김자홍(차태현)의 환생을 위한 마지막 지옥을 맡는 대왕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신화에서 염라대왕은 저승을 다스리는 시왕(十王·10명의 왕) 가운데 다섯 번째 왕인 현왕. 저승에 간 사람은 진광대왕, 초강대왕, 송제대왕, 오관대왕을 일주일씩 만난 뒤 다섯 번째로 무간지옥에서 염라대왕을 만나게 된다.

불교 경전들에 따르면 염라대왕은 거울인 ‘업경대’를 통해 사람이 살아있을 때 지은 죄를 보여주고 이 죄에 따라 벌을 준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염라대왕을 만난 뒤 이승에서 자신이 했던 행동을 모래를 통해 보는 장면이 나온다.

짙은 갈색 옷을 입은 영화 속 염라대왕은 수염을 길게 기르고 판결문을 든 모습으로 등장한다. 불교의 발상지(처음 생겨난 곳)인 고대 인도의 대서사시는 염라대왕을 “붉은 옷을 입고 왕관을 썼으며 물소를 타고 한손으로는 곤봉을, 다른 손으로는 올가미를 잡고 있다”고 묘사한다. 올가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의 영혼을 묶는 포승줄(죄인을 잡아 묶는 노끈)이고 곤봉은 정의로운 판정으로 악을 없애기 위한 무기다.




염라대왕을 그린 ‘현왕도’(위)와 해태 모양 ‘업경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강림차사가 이승을 잘 아는 이유는?


영화에서 강림차사(하정우)는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세상을 어지럽히는 나쁜 영혼을 붙잡는다. 신화에도 그가 다른 저승사자들보다 자유롭게 이세상과 저세상을 오가며 인간 세상에 관여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제주도에서 전해지는 신화이자 무속의례인 ‘차사본풀이’에 나오는 ‘강림 설화’가 그것. 조선시대 하급 병사였던 ‘강림’은 저승에서 염라대왕을 만난 뒤 이승으로 돌아와 원님이 풀지 못한 과제를 해결한다. 염라대왕은 그의 똑똑함에 감탄해 생을 마친 영혼을 저승으로 데려오는 저승사자인 ‘강림도령’의 역할을 그에게 맡긴다. 영화 초반 주인공인 김자홍이 죽었을 때 일직차사와 월직차사가 찾아와 ‘김자홍’을 세 번 외치는데 신화 속에선 이것이 강림도령의 역할로, 그가 사람의 이름을 세 번 외치면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와 하늘로 올라가게 된다.

일직차사와 월직차사는 강림도령에게 전해 받은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한다. 불교에는 바다에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영혼을 인도하는 용궁사자, 길가에서 세상을 떠난 영혼을 인도해 가는 객사차사 등 다양한 차사가 전해진다. 



▶어린이동아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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