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선수들의 영양 만점 식단을 챙기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평창 올림픽 강릉선수촌 양의용 총괄 셰프. 그는 세계 각국에서 온 국가대표 선수들이 선수촌에서 먹을 음식을 만드는 주방을 총 지휘한다.

강릉선수촌 근처 카페에서 최근 양 셰프를 만났다.​


양의용 셰프. 현대그린푸드 제공


좋은 성적을 내도록 돕는 음식은?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에게 메뉴를 설명하는 양의용 셰프(맨 오른쪽)​

식단을 짤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이 무엇인지 묻자, 양 셰프는 “맛은 담백하지만 필요한 영양소를 다 채울 수 있게끔 식단을 구성했다”고 답했다. 맵거나 짠 양념은 쓰지 않고 재료 그대로의 맛을 살리는 요리법을 사용했다는 것. 선수들이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탈이 나는 일이 없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다.

음식의 염도(짠 정도)도 일반적인 요리보다 낮게 조절했다. 각종 고기 요리와 파스타 등 메인요리만 총 450가지. 선수들이 식단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요리마다 탄수화물, 단백질 함유량 같은 구체적인 영양 정보를 담은 팻말도 붙여 넣을 예정이다.

선수들이 먹을 음식이므로 위생에도 더욱 신경 쓴다. 양 셰프는 “모든 조리사는 30분 단위로 손을 씻고 칼, 도마도 요리 재료에 맞추어 구별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채소, 육류, 해산물을 써는 도마와 칼을 따로 두고 1시간마다 특수 소독약으로 닦는 것. 양 셰프는 “그간 애써 기량을 갈고닦은 선수들이 음식을 먹고 건강하게 경기에 임하도록 모든 면에서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말했다.

지금이 바로 한식을 알릴 기회!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한식 요리도 다양하게 준비된다. 세계 각국의 선수들은 비빔밥, 너비아니, LA갈비, 메밀묵 등 약 40가지의 한식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 음식인 김치도 배추김치, 깍두기, 오이소박이, 백김치, 동치미 5가지로 준비되어 있다.

양 셰프는 “세계적인 축제인 만큼 한식을 알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LA갈비나 너비아니처럼 외국 선수들도 좋아할 만한 음식의 양념은 한식 전문 요리사들과 만들고 먹어보며 여러 차례 수정(고침) 과정을 거쳤다.

“우리나라에 경기를 하러 온 세계 각국의 축구대표팀 40팀 정도의 식단을 관리한 경험이 있어요. 한식을 먹어본 경험이 있는 외국 선수들은 그때도 꼭 김치 같은 한식을 찾더라고요. 이번에 강릉선수촌에 머무는 선수들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양 셰프)

성실·부지런함이 중요해요


평창 겨울올림픽 메뉴를 연구한 양의용 셰프의 수첩. 양의용 셰프 제공

올해로 18년째 요리사로 일하는 양 셰프에게 요리사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인지 물었다.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한 가지 재료로도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어요. 미적 감각을 발휘해서 음식을 예쁘게 꾸밀 수도 있지요.”(양 셰프)

요리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양 셰프는 “성실함과 겸손한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후배들을 보면 요리에 특별한 소질이 없어도 가르쳐주는 것을 잘 배우려고 한결같이 노력한 사람이 결국 훌륭한 요리사가 된다”며 웃었다.

양 셰프는 어린이동아 독자들에게 평창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올림픽의 열기를 마음껏 즐기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리나라에 와서 멋진 경기를 펼치는 세계의 선수들을 힘껏 응원해주세요. 저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선수들을 응원하겠습니다.”(양 셰프)​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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