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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킨들 출시 10년, 전자책을 이긴 종이책
  • 김보민 기자
  • 2018-01-01 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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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을 이긴 종이책

갑작스러운 정전이 잦았던 그때 그 시절. 집집마다 상비용 양초를 구비해야 했다. 정전 걱정이 사라지면서 양초도 일상에서 사라졌을까? 천만의 말씀. 천연향초가 아로마 세라피(식물을 사용해 치료하는 향기요법)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곳곳에 양초가게가 생겼다. 어둠을 밝히는 기능을 넘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전자책의 등장과 더불어 ‘몰락’이 점쳐진 종이책의 힘이 여전히 그대로인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되지 싶다. 세계 최대 온라인서점인 미국의 아마존이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출시한 것은 2007년 11월 19일. 킨들 개발책임자가 ‘항생제와 전기와 함께 인류의 가장 중요한 발명품’으로 킨들을 꼽을 만큼 의기양양했다. 출판계도 ‘이제 종이책은 죽었다’면서 낙담했다. ㉠올해로 킨들 출시 10년, ‘전자책의 압승’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 있다.




프랑스는 종이책의 선전(善戰·잘 싸움)을 입증하는 나라로 꼽힌다. 2011년 이 나라에 킨들이 상륙했을 때 오프라인 서점과 종이책은 3년 내 멸종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뚜껑을 열고 보니 잘못된 판단이었다. 현재 프랑스의 출판시장에서 전자책 비중은 3%에 불과하다. 동네 책방도 3300개에 이른다. 정부-출판사-서점이 힘을 합친 결과다. 정부는 반(反)아마존법을 만들어 무료 배송과 가격 인하에 제동을 걸었고 동네 서점들은 공동 온라인 판매망을 만들어냈다. 전통을 존중하는 프랑스가 원체 유별나긴 해도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전자책 판매는 18.7% 줄었고 종이책은 증가 추세다. 이를 의식한 듯 아마존은 2015년 이후 오프라인 서점 7곳을 열었다.

책이란, 지식 정보의 전달 수단만이 아니라 인간 감성을 깊이 파고드는 매체다. 사각사각 책장 넘기는 소리, 종이 감촉, 잉크 냄새…. 그야말로 전자책은 흉내 낼 수 없는 아날로그 감수성의 결집체, 존재 그 자체로 문화적 포만감(가득 찬 느낌)을 준다. 많은 인문주의자들이 책의 내용만큼 책 그 자체를 아끼는 이유다. 종이책이 그렇듯 종이신문 역시 디지털로 대체 불가한 매력과 설렘을 준다. 운명 공동체처럼 엮인 그들의 미래가 궁금하다. 


동아일보 12월 20일 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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