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왜당나귀 (2)
어린이동아와 한국고전번역원이 기획한 ‘생각이 자라는 옛이야기’는 우리 고전 속 신기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읽으며 독해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코너입니다. 옛이야기를 읽으며 인성과 독해 실력을 키워봅시다.
[지난 줄거리]
하징은 이웃집으로부터 키가 작고 다리를 절뚝거리는 말을 300전 주고 산다. 하징은 이 말을 타고 서울을 향하는데 객점에서 만난 사람들은 말을 신기해한다. 하징은 이 말이 왜관에서 1000냥이나 주고 산 왜당나귀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러자 사람들은 “어쩐지 말이 달라보인다” “그 정도 값을 하게 생겼다”고 수군대는데….
그렇게 객점을 거치면서 하징은 서울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서울의 사대부들도 말을 보고는 한결같이 객점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똑같은 질문을 했어요. 하징도 똑같은 대답을 해 주었지요.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자, 왜당나귀는 아주 유명해졌어요. 사람들은 앞 다투어 왜당나귀를 사겠다며 줄을 섰지요. 줄은 수십 일이 지나도 줄지 않고 길게 이어졌어요.
사람들은 이것이 진짜 ‘왜당나귀’라고 철석같이 믿었어요. 그쯤 되자 하징은 모여든 사람들에게 말했어요.
“사실 이것은 왜당나귀가 아니라 이웃집에서 산 말이랍니다.”
사람들은 몹시 실망해서 돌아갔어요.
“에이, 뭐야? 깜빡 속았잖아?”
“세상에, 틀림없는 왜당나귀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있고 난 뒤로는 말이 하루 종일 마구간 앞에 버티고 서 있어도 아무도 눈길을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하징이 말했어요.
“세상 사람들이 이렇게 이름에 혹해서 쉽게 속는구나. 말을 말이라고 하면 귀한 줄을 모르고 하찮게 여기다가 당나귀라고 하면 귀하게 여기고, 우리 땅에서 난 것이라고 하면 시시하게 여기다가도 왜에서 난 것이라고 하면 별나게 보고 좋아하지. 못생기고 몽땅하고 왜소한 이 말에게 ‘왜당나귀’라는 이름을 붙여 주자, 사람들은 서로 사려고 우르르 몰려들었어. 만약 그때 내가 이익만을 챙기는 천한 장사치처럼 누군가에게 팔았다면 거기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있었을까?”
그 말을 들은 한 노인이 허허 웃으며 말했어요. <계속>
※우리 고전 속 철학 우화를 모아 엮은 책 ‘베개야, 미안해’(한국고전번역원 펴냄)에서 발췌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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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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