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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이 자라는 옛이야기] “뭐야, 깜빡 속았잖아?”
  • 이채린 기자
  • 2017-12-17 17: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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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왜당나귀 (2)

어린이동아와 한국고전번역원이 기획한 ‘생각이 자라는 옛이야기’는 우리 고전 속 신기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읽으며 독해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코너입니다. 옛이야기를 읽으며 인성과 독해 실력을 키워봅시다.



[지난 줄거리]

하징은 이웃집으로부터 키가 작고 다리를 절뚝거리는 말을 300전 주고 산다. 하징은 이 말을 타고 서울을 향하는데 객점에서 만난 사람들은 말을 신기해한다. 하징은 이 말이 왜관에서 1000냥이나 주고 산 왜당나귀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러자 사람들은 “어쩐지 말이 달라보인다” “그 정도 값을 하게 생겼다”고 수군대는데….​

그렇게 객점을 거치면서 하징은 서울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서울의 사대부들도 말을 보고는 한결같이 객점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똑같은 질문을 했어요. 하징도 똑같은 대답을 해 주었지요.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자, 왜당나귀는 아주 유명해졌어요. 사람들은 앞 다투어 왜당나귀를 사겠다며 줄을 섰지요. 줄은 수십 일이 지나도 줄지 않고 길게 이어졌어요.

사람들은 이것이 진짜 ‘왜당나귀’라고 철석같이 믿었어요. 그쯤 되자 하징은 모여든 사람들에게 말했어요.

“사실 이것은 왜당나귀가 아니라 이웃집에서 산 말이랍니다.”

사람들은 몹시 실망해서 돌아갔어요.

“에이, 뭐야? 깜빡 속았잖아?”

“세상에, 틀림없는 왜당나귀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있고 난 뒤로는 말이 하루 종일 마구간 앞에 버티고 서 있어도 아무도 눈길을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하징이 말했어요.

“세상 사람들이 이렇게 이름에 혹해서 쉽게 속는구나. 말을 말이라고 하면 귀한 줄을 모르고 하찮게 여기다가 당나귀라고 하면 귀하게 여기고, 우리 땅에서 난 것이라고 하면 시시하게 여기다가도 왜에서 난 것이라고 하면 별나게 보고 좋아하지. 못생기고 몽땅하고 왜소한 이 말에게 ‘왜당나귀’라는 이름을 붙여 주자, 사람들은 서로 사려고 우르르 몰려들었어. 만약 그때 내가 이익만을 챙기는 천한 장사치처럼 누군가에게 팔았다면 거기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있었을까?”

그 말을 들은 한 노인이 허허 웃으며 말했어요. <계속>



※우리 고전 속 철학 우화를 모아 엮은 책 ‘베개야, 미안해’(한국고전번역원 펴냄)에서 발췌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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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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