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 도전하는 40대 선수들 “나의 전성기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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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에 도전하는 40대 선수들 “나의 전성기는 지금”
심소희 기자
2017-12-11 18:55:15

평창에 도전하는 40대 선수들...나이보다 열정이 먼저

45세의 나이로 스피드스케이팅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가 나와 화제다.

미국 AP통신은 “45세인 독일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이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최근 보도했다. 페히슈타인은 이날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8분38초89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매스스타트는 400m 트랙 16바퀴를 돌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가 우승하는 스피드스케이팅의 한 종목. 그는 지난달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치러진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0ｍ에서도 6분56초6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주로 30대 후반에 은퇴하는 스포츠 선수의 특성상 40대 선수로서 성과를 내려면 더욱 많은 노력과 훈련을 거쳐야 한다. 이들이 지금까지 노력하는 계기가 된 것은 무엇이었을까?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는 대표적인 40대 노장 선수들에 대해 알아보자.

결승선에 들어온 페히슈타인. 캘거리=AP뉴시스

능력을 정정당당히 증명하겠어

역대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모두 9개의 메달(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을 딴 ‘살아있는 전설’인 페히슈타인.

스포츠에 대한 애정과 자신의 능력을 당당하게 증명하고 싶다는 의지가 그를 담금질(부단히 훈련하도록 함)했다. 페히슈타인은 2009년 혈액 속 적혈구가 불안정해 도핑(경기력을 높이려고 선수들이 금지된 약물을 쓰는 행위)했다는 의혹을 받아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페히슈타인은 ‘유전적인 문제’라고 반박하며 증거자료를 제출했지만 국제경기연맹(ISF)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지약물이 검출되지 않았는데도 단지 의혹만으로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것.

페히슈타인은 독일 일간신문 B.Z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스포츠를 사랑했고 스포츠 선수로서 정의를 되찾고 싶었다”며 “국제경기연맹은 2009년 36세였던 내가 36세로서 낼 수 없는 기록을 냈다며 도핑 의혹을 제기했지만 45세의 나는 여전히 메달을 따냈다. 그때도 지금도 깨끗하게 경기를 펼친 내가 스스로도 자랑스럽다”고 했다.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든 페히슈타인. B.Z

“도전을 포기하기엔 인생은 짧다”

‘바이애슬론 황제’라고 불리는 노르웨이의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43)도 평창 올림픽에 나간다. 그는 40세 때 참가했던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10㎞에서 24분33초5를 기록해 우승했다. 겨울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40대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운 것. 금메달을 딴 뒤 그는 “내가 40세라는 사실은 잊고 있었다”며 “인생은 무언가를 포기하기엔 너무 짧다”는 소감을 남겼다.

바이애슬론은 스키를 신고 사격장이 설치돼 있는 코스를 달리면서 사격을 하는 경기. 눈이 잔뜩 쌓이는 노르웨이 드람멘 마을에서 자란 그는 10세 때부터 자연스레 스키를 탔고 10대 후반부터 매일 성실히 바이애슬론 훈련에 임했다. 비에른달렌은 1994년 릴리함메르 겨울올림픽부터 지금까지 6번의 겨울올림픽에 참가했고 총 13개의 메달(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을 땄다. 이 메달 수는 겨울올림픽 사상 최다 기록.

내년 평창 올림픽에서는 은퇴를 앞둔 그의 마지막 도전이 펼쳐진다. 소치 올림픽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된 그는 지난해 “평창 올림픽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며 스스로 물러나기도 했다.

IBU 바이애슬론 월드컵 20㎞에 참가한 비에른달렌. V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