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근 공중에 둥둥 뜬 채 소리를 전달하는 블루투스 스피커 ‘PJ9’를 내놓아 화제다. PJ9가 뜰 수 있는 비결은 자기부상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 자기부상 기술이란 같은 극끼리 밀어내고 다른 극끼리는 당기는 자석의 특징을 이용해 물체를 공중에 띄우는 기술이다. 자기부상 기술의 원리와 이 기술을 이용한 제품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공중부양 스피커 PJ9. LG전자 제공​

자기부상 기술은 1930년대에 독일 엔지니어 헤르만 캠퍼가 열차를 공중에 띄워 빨리 달리게 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

이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선 자석의 성질을 알아야 한다. 자석은 N극과 S극을 띄는 부분으로 이뤄지는데, 같은 극끼리 붙여놓으면 자석들은 서로 밀어낸다. 또 다른 극끼리 붙이면 자석들은 서로 ‘착’ 붙는다.

이 성질을 이용하면 두 가지 방법으로 자기부상 열차를 공중에 띄울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서로 미는 성질을 이용한 것. 열차 바닥의 전자석(전류가 흐를 때만 자석이 되는 것)과 선로를 같은 극으로 만들면 밀어내는 힘에 의해 열차가 뜬다(그림 1 참고).​

두 번째 방법엔 당기는 성질이 적용된다. 열차는 정면에서 봤을 때 ㅜ모양의 레일을 감싸고 있는 것처럼 생겼다(그림 2 참고). 이때 열차의 밑바닥에 붙은 전자석과 레일이 각각 다른 극이 되도록 전류를 흘려준다. 그러면 열차의 바닥 부분이 레일과 붙게 돼 그 힘으로 열차가 뜬다.​

그 뒤 열차의 앞부분과 이 열차가 곧 밟고 지나갈 레일이 다른 극을 띄도록 해 서로 끌어당기는 힘으로 자기부상 열차는 앞으로 나아간다. 이렇게 바퀴 없이 달리면 마찰력이 발생하지 않아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으며 진동, 소음, 충격이 덜하다.​

자석 힘으로 보드 둥둥

PJ9엔 자석의 미는 성질이 적용됐다. PJ9는 타원형의 ‘스피커’와 이 스피커 충전기이자 스피커를 놓는 부분인 원기둥 모양의 ‘우퍼스테이션’으로 이뤄진다. 우퍼스테이션에 있는 작동 버튼을 누르면 스피커와 우퍼스테이션에 각각 들어 있는 전자석이 같은 극을 띄도록 전류가 흐른다. 그 순간 스피커와 우퍼스테이션이 서로 밀어내며 스피커가 서서히 위로 올라가는 것.

이렇게 스피커가 공중에 띄워지면 소리가 바닥으로 흡수되지 않고 풍부한 소리를 낼 수 있다. 덕분에 360도 모든 방향으로 고른 음질의 소리를 내보낸다. 배터리가 다 닳으면 스피커는 자동으로 우퍼스테이션으로 내려와 충전된다.

또 지난해 일본 자동차 회사인 렉서스는 자기부상 기술을 이용해 하늘을 나는 보드인 ‘렉서스 호버보드’를 개발했다. 전류를 흘려 호버보드 바닥에 달려 있는 엔진과 보드가 지나갈 금속 재질의 바닥에 있는 전자석을 같은 극으로 만들어 보드를 바닥에서부터 2∼3㎝ 정도 띄운다. 호버보드는 자기부상 열차가 달리는 원리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천천히 나아간다.



렉서스 호버보드. 렉서스 홈페이지​

하늘을 나는 것처럼

자기부상 기술을 이용하면 환상적인 모습의 조형물을 만들 수도 있다. 2015년 미국의 마블 엔터테인먼트는 영화 캐릭터 ‘아이언 맨’ 피규어가 하늘을 나는 것처럼 공중에 뜰 수 있는 장난감을 만들었다. 피규어와 피규어를 놓는 부분이 같은 극을 띄도록 한 것. 피규어는 뱅글뱅글 돌기도 한다.
네덜란드의 디자인 회사 크리레브도 이 기술을 이용해 공중에 뜬 구름 조형물, 케이크, 운동화 등을 개발했다.​


자기부상 기술로 뜬 구름 조형물. 크리레브 홈페이지​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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