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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눗방울·마카펜으로 영화 완성하라!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3-07-29 22: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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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시네마스포츠’ 현장

비눗방울·마카펜으로 영화 완성하라!

겁에 질린 표정의 두 남학생이 조심스럽게 강당 문에 귀를 갖다 댄다. ‘쿵쿵쿵!’ 갑자기 들려오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깜짝 놀란 두 학생. 비명을 지르며 화장실로 뛰어 도망간다. 그리고 이 긴박한 상황을 쫓아가는 어린이가 한 명 더 있다. 이 장면을 모두 캠코더로 담고 있는 촬영감독이다.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영화 촬영 현장. 놀라운 것은 연기를 하는 배우뿐 아니라 촬영을 하는 촬영감독, 슬레이트(영화 촬영의 감독, 날짜, 장면 번호 등 정보가 기록된 판)를 치며 촬영의 시작을 알리는 조감독, 각 장면을 꼼꼼하게 챙기는 감독 등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한 모두가 어린이들이라는 사실이다.

 

이 행사는 25~26일 부산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시네마스포츠’ 프로그램. 이는 24~2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과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어린이를 위한 영화축제 ‘제8회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의 부대행사로, 어린이들이 하루 안에 직접 영화를 만들어보는 행사다.

자, 초등생 영화감독들은 자신의 첫 영화에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까?

 

감독·촬영감독·배우까지 초등생

 

시네마스포츠는 원래 미국의 서바이벌 영화제작 프로그램의 제목. 제시된 재료나 아이템을 이용해 하루 안에 영화를 만들고 만약 완성하지 못하면 탈락하는 것이 규칙.

 

이날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 30여 명에게도 영화에 담아야 할 아이템 2가지가 주어졌다. ‘비눗방울’, ‘빨간색 마카펜’이 그것. 5~7명씩 조를 이룬 어린이들은 공포, 코믹 등 영화의 장르는 물론 배우, 감독, 조감독, 촬영감독 등 어떤 역할을 맡을지를 함께 논의해 결정했다.

 

주어진 아이템을 영화에 어떻게 활용할지도 고민했다. ‘좀비’를 주제로 한 공포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정한 팀에선 비눗방울을 좀비를 무찌르는 무기로, 빨간색 마카펜을 좀비를 없애기 위한 부적을 그리는 데 사용했다.

 

대략의 줄거리를 정한 어린이들은 장면별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연기하며 촬영장소는 어디로 할 것인지 등을 꼼꼼히 메모한 ‘시나리오 노트’와 더불어 시나리오 속 장면을 구체적인 그림으로 나타낸 ‘콘티’를 만들었다.

 

어린이들이 시사회에서 영화를 만들어 본 소감을 말하고 있다

대사 없이 영상으로 말해요

 

감독을 맡은 어린이의 “레디(Ready·준비)”라는 외침으로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됐다. 이 말을 들은 촬영감독은 캠코더의 녹화버튼을 눌렀다. 곧바로 조감독 어린이가 영화의 정보가 담긴 슬레이트를 캠코더 앞에서 부딪친 후 화면 밖으로 빠졌다. 마지막으로 “액션(Action·행동)”이라는 감독의 신호가 떨어지자 배우들은 준비된 연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이날 어린이들에겐 놀라운 미션 하나가 더 주어졌다. 바로 ‘대사가 없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 전 세계 어린이들과 공유하게 될 영화인 만큼 ‘세계 공용어’인 몸짓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이었다.

 

처음엔 “대사 없이 어떻게 상황을 표현해요?”라며 당황해하던 어린이들은 이내 실감나는 표정연기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어린이배우들은 마치 진짜 좀비를 본 듯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었고, 친구 간 우정을 다룬 영화에서는 ‘내가 왜 그랬을까…’라며 뉘우치는 듯한 표정을 통해 친구와 싸우고 난 뒤 후회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촬영이 끝나자 어린이들은 멘토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찍은 영상을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편집했다. 불필요한 영상을 자르거나 자막을 넣기도 했다. 장면에 깔릴 음악도 어린이들이 직접 골랐다.

 

 

영화, 힘을 합치는 것

 

마지막으로 시사회가 마련됐다. 지하주차장에 나타난 좀비 이야기를 다룬 ‘공포의 지하주차장’,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한 여학생이 귀신이 돼 복수를 한다는 ‘복수의 시작’, 사소한 일로 다툰 두 친구가 다시 화해하고 친해지는 이야기를 다룬 ‘마음속의 우정’, 신기한 비눗방울로 착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힐링비눗방울’ 등 기발한 생각을 담은 영화들이 조별로 상영됐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산 해운대구 상당초 5학년 강우영 군은 “영화는 배우랑 카메라 감독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감독 조감독 등 숨은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과 함께 사람들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부산=글 사진 이비치 기자 qlc@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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