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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기생충에 꿰맨 양말까지… 북한 상황 널리 알린 오물풍선
  • 김재성 기자
  • 2024-06-27 13: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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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통일부가 최근 북한이 보낸 오물 풍선의 내용물을 조사한 결과 옷감을 덧대 만든 장갑 등이 나왔다. 통일부 제공


[1] 북한의 오물풍선에 골머리를 앓던 우리나라가 선택한 대응법은 낮은 강도의 심리전에 가까워요. 통일부와 군은 24일 오전, 오물풍선이 또 날아올 정황을 파악한 뒤 풍선 속 오물에 무엇이 담겼는지를 공개했어요. 인분(사람의 대변)이 든 퇴비, 다 쓴 건전지, 북한 체제를 홍보하는 선전물(주의나 주장 등을 잘 설명하여 널리 알릴 때 쓰는 물건) 조각 등이 들어있었어요. 북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24일 밤 5번째로 풍선 350여 개를 날려 보냈어요. 하지만 1개월 동안 날아든 2000개 안팎의 풍선에는 북한이 예상치 못한 북한의 속살(겉보기에는 모르는 실제)이 여럿 담겨 있었어요.


[2] 통일부에 따르면 오물에선 사람의 DNA도 나왔어요. 사람 몸에 있던 기생충이 토양에 섞인 것으로 추정됐어요. 퇴비에 인분을 썼거나, 화장실 부족으로 일어난 일일 것이에요. 7년 전 판문점(군사분계선에 걸쳐 있는 지역)에서 북한 병사가 귀순(적이었던 사람이 돌아서서 복종함)했을 때도 기생충이 뉴스가 됐었어요. 총상을 수술한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가 수십 cm 길이의 기생충 수십 마리를 제거한 적이 있어요. 상대적으로 영양 상태가 좋았을 최전방 병사에게서 벌어진 일이에요. 풍선에는 찢어진 걸 몇 겹이고 기운 장갑, 구멍 난 곳을 여러 번 덧댄 양말, 옷감을 겹쳐 조악하게 만든 마스크도 있었어요.


[3] 북한이 정보 노출을 막으려고 신경 쓴 흔적이 없지는 않았어요. 병뚜껑 안쪽이 뜯겨 있었고, 플라스틱 병에선 라벨을 일일이 떼어낸 듯했어요. 하지만 물자 부족을 드러낼 물건들을 전체 분량 조사로 다 걸러내지는 못했어요. 특히 북측은 오물의 DNA 분석까지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 했을 것이에요. 더 큰 문제는 풍선 속에서 훼손된 김정은 찬양물이 나왔다는 점이에요.


[4] 풍선에는 “김일성 대원수님의 교시(길잡이로 삼는 가르침)”와 같은 선전물이 쓰레기와 함께 담겨 있었어요. 또 “위대한 령도자(…)”에서 잘려 나간 것도 있었어요. 북한 체제 선전물을 훼손하는 것은 북한에선 사형까지 가능해요.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2016년 평양의 한 호텔에서 체제 선전물을 훼손한 혐의로 북한에 오랜 기간 억류(억지로 머무르게 함)됐어요. 이런 엄격한 처벌을 모를리 없는 북쪽의 누군가가 ‘령도자’ 관련 인쇄물을 훼손했고, 그걸 남쪽으로 내려보내는 과정도 꼼꼼하게 걸러지지 않은 거예요.


[5] 북한이 오물풍선을 날려보내는 행위는 탈북자(북한을 탈출한 사람) 단체가 북으로 날려보낸 전단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거예요. 오물풍선은 우리의 불안감을 자아냈지만, 북한 무인기가 서울 하늘을 헤집고 돌아다닐 때처럼 남남갈등은 생기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의 긴장이 이렇게 끝날 리가 없다는 점에서 긴장할 필요성이 있어요. 북은 남북이 더 이상 단일 민족이 아니라고 선언했고, 러시아와의 관계는 동맹 수준으로 올렸어요.


동아일보 6월 26일 자 김승련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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